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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과 반대 결정 한수원 이사회, 이건 무슨 민주주의인가스크랩된 좋은글들 2017. 7. 21. 09:38
양심과 반대 결정 한수원 이사회, 이건 무슨 민주주의인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중단에 대해 "일련의 절차들이 민주적 절차를 밟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은 그와 정반대다. 지난 14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 중단을 결정한 한수원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대부분 영구 중단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다고 한다. 회의록을 보면 비상임 이사 중 한 명은 "영구 중단은 절대 없다는 걸 천명해달라"고 한수원 측에 요구했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아예 1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건설이 취소되면 1조6000억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계속 짓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공사 중단에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수원은 14일 이사회에서 과거 국책 사업 가운데 공론화 과정을 거치려 했던 사패산과 천성산 터널 분쟁 사례를 보고하면서 "찬반(贊反)이 명백한 이슈는 공론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 추진 공론화 작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결국 이사회 참석자들은 정부 압력을 느끼고 자신들의 양심과는 반대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수원 이사회는 강압적 분위기로 법적 형식 요건은 갖췄는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무효다.
정부 역시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불과 20분 토론하고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주무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마디도 못했다. 38개월 심의를 거쳐 인가를 받았고, 1조6000억원이 투입돼 28.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국책사업이 이렇게 날치기로 중단됐는데, 장관 될 사람은 '민주적, 투명, 공정 절차를 밟았다'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말을 하고 있다.
한수원은 한전과 함께 영국 무어사이드 지역에 원전 3기를 짓는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계 회사가 파산하면서 영국 정부가 우리 측에 건설 참여 의사를 타진해왔다. 우리 모델은 신고리 5·6호기와 같은 AP1400이다. 성사되면 160억파운드(약 23조원)짜리 사업이다. 우리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포기하면 '스스로 안전하지 않다고 중단한 원전'에 대해 영국이 뭐라 할지는 뻔하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에 UAE 원전 수출을 위한 지휘 본부를 설치해놓고 대통령이 직접 현지 로비까지 벌인 끝에 원전 4기 수출이라는 우리 산업사(史)에 남을 쾌거를 이뤘다. 지금 정부는 원전 수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2017년 7월 21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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