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가 우리나라 지하철을 개통한지 50주년입니다. 1974년 8월 15일의 처음으로 지하철이 개통되었습니다. 평양에는 1973년 9월 지하철이 개통되었기에 우리보다 먼저였습니다.
1971년 4월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기공식에 참석한 육영수(맨 왼쪽) 여사, 박정희(가운데) 대통령, 양택식 서울시장. /한울엠플러스
그당시는 남북한이 한창 체제 경쟁을 하고 있을 무렵인데 왜 지하철 개통에서는 뒤졌던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이에 관련한 내용이 있어 어설프게 정리했습니다.
우선 서울 지하철이 건설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면 중요하게 활용할 만한 자료는 1970년대 서울시에서 기획관리관, 도시계획국장, 내무국장 등을 역임한 손정목(1928~2016)이 2005년에 낸 두 권 분량의 ‘한국 도시 60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2007년 또 다른 대표작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전5권)를 썼을 떄의 손정목씨.
막후의 비화를 솔직하고 풍부하게 실었기 때문에 공식 기록보다도 사료적 가치가 높은 부분이 많다고 평가됩니다. 이 책에 따르면 서울에 지하철을 건설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구 폭증’에 있었다고 합니다.
1955년 157만 명 정도였던 서울 인구는 1970년에는 552만 명을 넘어설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촌향도 현상에 따른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였습니다. 교통량 역시 크게 늘어났으니 대책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 건설 구상이 처음으로 나온 것이 1964년이었다고 합니다. 지하철이 건설된 세계 도시를 보면 대략 도시 인구 200만~300만 명 때였으니 서울도 지하철을 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1970년 4월, 김현옥 서울시장이 와우아파트 붕괴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후임으로 양택식 시장이 되었고 그는 지하철 건설을 결심하고 다음 달 박정희 대통령에게 이 계획을 보고했습니다. 이것을 전해들은 김학렬 경제부총리는 박정희 대통령께 지하철을 건설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어떻게 해야 하나? 박 대통령은 고민을 하며 이후락 중앙정부부장께 물었더니 이후락 정보부장은 “지하철 건설은 세계 대도시의 공통된 추세로 구미 각국의 대도시치고 지하철이 없는 도시는 없다며 만약 일본의 도쿄·오사카에서 지하철이 멈춰서게 되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기능이 정지될 것이고 수천만 시민의 생활에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서울에도 지하철 건설이 시급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고 했습니다.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왼쪽)이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박정희 대통령(왼쪽 두 번째), 김성은 국방장관(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참석한 한 모임에서 웃고 있다. /조선일보 DB그후 대통령은 마음을 굳혔고 일본으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기술을 도입해 1971년 4월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기공식을 열었습니다.
한편 북한지하철은 소련의 도움으로 1968년 착공한 평양 지하철은 1973년 9월 6일 천리마선 봉화역에서 붉은별역까지 개통됐고, 1975년 10월 혁신선 혁신역에서 락원역까지 개통됐다고 합니다. 1978년 9월 혁신역 광복역까지 추가 개통됐고, 1987년 4월 10일 천리마선의 연장선인 만경대선이 부흥역까지 개통됐다고 합니다.그 뒤로 무려 37년 동안, 신규 개통 구간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평양 지하철 부흥역의 내부 모습.
평양에서 지하철을 지하 50미터나 되는 깊은 곳으로 건설되어 있습니다. 모두 유사시 방공호로 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북한 지하철의 특징을 열거해보면 탑승하기 위해 깊숙하게 지하로 들어 가야하며, 역사가 대단히 크고 웅장하며, 샹들리에와 체제 선전용 벽화도 곳곳에 있고 주변이 깨끗해 보이지만 휴지통 같은 것도 없고 풀랫폼에 의자가 없어 승객이 서서 열차를 기다려야하며 또한 탑승 위치를 표시하지 않아 열차가 도착할 무렵 사람들이 열차 문 쪽으로 황급히 이동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평양 지하철 노선도평양 지하철의 총길이는 (노면 전차 포함해서) 22.5㎞
수도권 전철의 총길이는 1302.2㎞
결국 서울과 평양 지하철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양 지하철은 정치적·군사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반면, 서울 지하철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입니다.
2024년 10월 4일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국을 가고 싶다면 먼저 자기 마음속에 천국을 만드세요. (2) 2024.10.07 의미있는 삶을사는법 (0) 2024.10.04 성공의 길은 고난의 길이다. (1) 2024.10.03 오랜 친구 들의 모임 (1) 2024.09.28 감사의 힘 (0)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