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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행복하게 나누어 쓰는 법낙서장 2024. 11. 11. 09:22
어느 날 한 여성이 법륜스님에게 삶이 무기력하다며 어떻게 해야 이제라도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직장생활도 해봤고, 이것저것 경험을 해봐도 만족감을 얻지 못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된 다음부터 시간적으로 여 유가 많아졌는데도 끊임없이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언젠가부터 제 꿈을 잃고 살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이제라도 제가 원하는 꿈을 향해 살아갈 수 있을까요?"
직업을 구해서 돈 몇 푼 받아야만 자아실현이 아닙니다. 남편이 버는 돈으로 충분히 먹고 살 만하다면 돈을 조금 더 벌어서 더 비싼 옷, 더 좋은 집에 살려고 아등바등하지 말고 성당이나 교회, 절에 가서 밥도 짓고 청소도 하고, 배고픈 사람들 점심 주는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보세요. 그러면 얼굴에 생기가 돌고 기쁨이 샘솟을 겁니다.
남편에게 만날 일찍 들어오라고 잔소리하고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야단치던 것들도 싹 사라지고 소소한 일들에 시비가 안 일어납니다. 자기 인생의 보람을 잃을 때 오히려 사소한 욕구가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지요.
결혼생활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틈틈이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이렇게 마음 편히 봉사할 수 있게 뒷받침해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낮에 봉사활동을 하고 집에 가면 밥 한 끼도 더 정성스럽게 차려주게 될 거예요.
남편은 일해서 돈 버는데 나는 집에서 쓰기만 한다고 열등감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 스케줄을 잘 조정해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면 그것이 바로 자아실현이에요. 돈 받기 위해 하기 싫 은 일을 억지로 해봤자 남의 집 종노릇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자아실현의 길을 찾고 있다면 세 가지 방법을 실천해보 세요. 첫째, 가진 돈을 꺼내서 가난한 자에게 보시를 해보세요. 둘 째, 복을 빌지 말고 그동안 은혜 입은 것에 대해서 감사기도를 하 는 거예요. 셋째, 그동안 받은 은혜를 갚는 봉사활동을 시작해보 세요. 그동안 꿈꿔온 자아실현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최소 3년 정도 봉사를 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길이 열 릴 거예요. 그때부터는 다시 취업을 해도 괜찮습니다. 돈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열심히 했으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즐겁고 편안할 거예요. 그렇지 않고 남 보기 좋은 곳에서 직장생활을 해야만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일자리를 구하는 데 급급해한 다면 늘 쫓기는 마음이어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라고 해서 결혼도 포기하고 돈도 버리고 출가해서 스님이 되라,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감옥에 갈 각 오를 하고 사회개혁 운동을 하라, 이런 얘기도 아니에요.
인생에 주어진 시간이 100이라면 80 정도는 현재의 자기 삶에 충실하면 서도 20 정도는 세상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직장도 다니고 연애도 하고 결혼 ᆞ도 하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20퍼센트의 시간을 내면 자기 삶을 더 복되게 살 수 있습니다. 보람 있는 일을 하면 즐거운 에너지가 샘솟기 때 문에 나머지 80퍼센트의 시간만 가지고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 어요. 이렇게 살면 설거지를 하든 청소를 하든 회사에서 일을 하 든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인생의 시간에서 일부를 떼어 잘 활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세계적인 기업 구글에는 '20퍼센트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체 근무시간의 20퍼센트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활용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구글의 대표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의 대부분이 이 20퍼센트의 자유시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제가 환경과 빈곤, 평화문제에 주력하게 된 것도 활동의 일부를 현재의 일이 아닌 미래를 위해 자유롭게 고민 하는 데 투자해서 얻은 결론이었어요.
'우리가 너무 현안에만 매여 있는 게 아닌가?' '좀더 새로운 길을 모색해봐야겠다.‘
30여년 전 이런 생각으로 기존에 맡았던 일을 내려놓고 실무자들에게 자유롭게 뭐든 시도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1년 이상 회의를 거듭한 결과 몇 가지 문제들이 부각됐 어요. 첫째,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는 환경문제, 둘째, 전 인류적인 차원에서는 제3세계 빈곤문제, 셋째, 민족적인 차원에서는 한반도 의 평화정착과 민족 통일문제였지요.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수행문제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부터 먼저 한 절 에 들어가 부목으로 머슴살이를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쥐고 있던 현안을 모두 내려놓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당시에는 이런 저의 사업방식을 두고 주위에서 현안에 소홀하다고 논란이 많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환경운동, 구호활동, 통일운동에 앞장서온 데 대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때 할애했던 시간과 노력들이 에너지를 충전하고 삶을 진화 시켰다고 할 수 있어요. 결국 무슨 일이든 이를 악물고 하기보다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시도할 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남 따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바쁘게 달리느라 늘 시간 의 빈곤에 허덕입니다. 그래서 일부 시간을 새롭게 쓰라고 하면 이렇게 반문합니다.
“당장 먹고살기도 어렵고, 잠잘 시간도 부족한데 그럴 시간이 어디 있나요?"
처음부터 많은 시간을 내는 것이 무리라면 하루 한 시간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도 됩니다. 여가시간에서 내든 일을 줄이 든, 쇼핑하는 시간을 줄이든,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줄이든 마음 을 내면 시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아요.
진정으로 기쁨과 행복을 맛보려면 삶의 보람을 찾아야 합니다. 힘들다고 불행한 건 아니에요. 보람이 있으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 은 행복합니다. 내 시간을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남에게도 도움이 될 때 자긍심과 보람이 생겨서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2024년 11월 11일 법륜 스님의 행복이란 책에서 보고 베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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