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다고 간직하고 있는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을 꺼내 들여다본다. 사진속의 나는 알겠는데 그 외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어린시절 중학교도 안다니면서 겁도 없이 그 당시 국립체신고(지금으로 말하면정보통신 요원 양성을 위하여 설립한 특목고) 에 응시하러 갔다. 중학교 졸업장이 없어 걱정하고 있었는데 서울로 가던중 신문에 어느중학교 원서마감이 지났는데도 60명 모집에 한명도 지원자가 없다고 했다. 같이 동행했던 형님이 신문을 보더니 그학교에 가면 졸업장을 만들수있겠다고 했다. 그학교에 가서 졸업장을 만들어왔다. 지금이야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졸업장을 만들어왔다.
그 졸업장덕분에 무사히 국립체신고에 입학했다. 그후 호기심에 그 중학교에 가봤는데 마침 졸업사진을 찍고 있어 무조건 사진을 촬영했다. 그사진은 그학교에서 촬영했던 졸업사진이다. 그러니 사진속에 아는 사람 하나도 없다.
친구들과 만나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본다. 아니 웃긴다는 듯이 농담하지마! 한다.
그러나 사실이다. 그전에 가끔 성경을 읽을 때면 기회를 만들어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실행하지 못했다. 2004년 자원봉사를 한다는 핑계로 스리랑카에 있을 때 한번 가 보려고 계획했는데 출발 3일전 같이 가기로 했던 일행중 한 사람이 이 갑자기 한국에서 온 의사 자원봉사팀과 함께 봉사하던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여행계획이 깨졌다.
이왕 준비한 것 이번에는 꼭가려고 인터넷으로 수소문하여 한국에서 온 성지순례팀을 만나 그들과 함께 여행했다. 그들을 처음만나 인사할 때 스리랑카에 있는 자원봉사자라며 소개하며 그들에게 선물로 준비해간 세이론 티를 주면서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했다.
요단강쯤 왔을 때 한분이 자신은 전도사라며 나에게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라 했다. 자격이 없다고 했더니 이곳에 온 것 자체가 자격이 된다고 하면서 권해서 받았다. 처음 만났으니 누가 누군지 알 리가 없다. 세례가 끝난 후 내가 갖고 있었던 성경책에 목사님이 세례 축하한다며 싸인해 주었다.
이사진을 볼때면 낯모르는 목사님에게 그것도 요단강에서 받은 세레라고 생각하면 고맙고 잊지못랄 추억이다. 한편으로는 마음한구석에 요단강에서 세례받은 사람있으면 나와봐 하는 자신의 교만을 볼때면 나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