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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무죄' 삼성 총수 10년 옭아맨 결과가 뭔가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2. 4. 04:29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뉴스1

    회계 부정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2015년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게 주식 시세를 조종하고 회계 부정에 관여했다는 등 19개 혐의로 지난 2020년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19개 혐의 전부에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추가 증거를 제출하고 공소장을 변경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 사안은 참여연대 등이 쟁점화한 것이다. 검찰이 이를 받아 기소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고, 수사와 기소를 주도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가 이복현 현 금융감독원장이다. 이들이 죄가 아니라 사람을 표적으로 해 잡는 이른바 한국식 ‘특수 수사’ 방식으로 이 회장을 수사했다. 2020년 6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는 이 회장을 불기소하고 수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한 사람이 한꺼번에 19개의 죄를 짓는다는 것도 상식 밖이다. 그런 무리한 기소를 하더니 19개 혐의 전부가 무죄가 됐는데도 이 검사들 누구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 AI 혁명이 현실화하고 세계 초일류 기업이 혁신 경쟁을 벌이는 중대한 글로벌 격변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과 총수 이재용 회장은 10년 가까이 사법 리스크에 묶여 있어야 했다. 2017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후 이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2021년 8월 사면으로 가석방되기까지 총 560일간 구속 수감됐다. 국정 농단도 대통령에게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황당한 혐의였다. 어떻게 그런 추상적 내용으로 사람을 감옥에 넣는가. 이 수사 역시 윤 당시 특검 수사팀장과 한동훈 검사가 했다.

     

    이 수사는 문재인 정권의 적폐 청산 일환으로 강행됐지만 문 정권은 이 회장을 2018년 방북에 동행시키는 등 정치 쇼에도 동원했다. 사면 이후에도 이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피고인으로 100여 차례 재판에 출석해야 했다. 해외 현장을 찾은 시간보다 법정에 선 기간이 더 길었다.

     

    그 10년 동안 ‘삼성 위기론’은 현실이 돼버렸다. 사법 리스크에 짓눌린 사이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은 제대로 성사된 것이 없다. 대만 TSMC 등 경쟁국 기업들은 날아다니는데 삼성은 SK하이닉스에도 추월당했다. 2021년 초 500조원이던 시가총액은 현재 300조원이다. 지난 10년 삼성과 이 회장 때리기가 나라에 가져온 것은 무엇이었나.

    2025년 2월 4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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