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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는 80년 쓰는 원전, 우린 40년 쓰며 AI 시대 감당되나.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6. 27. 06:07

     

    미국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가 펜실베니아주 미들타운의 서스퀘하나 강 건너편에 보인다. / 로이터 연합뉴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6일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 해체를 결정했다. 1977년 가동에 들어간 지 40년 만인 2017년 영구 정지한 데 이어 해체 결정까지 난 것이다. 정부는 12년간 1조원을 들여 고리 1호기를 해체할 예정이다.

     

    원전이 위험하다면 중지하고 해체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위험한지 과학적으로 검증해 확인해야 한다.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지은 국가 기간 시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AI(인공지능) 시대다. 막대한 전기가 필요해 전기가 국가 경쟁력이라고 불리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위험하지도 않은 원전을 사용 연한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40년만 쓰고 없애는 것이 타당한가.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는 고리 1호기보다 먼저 가동에 들어갔다. 2019년 폐쇄됐지만 9년 만에 2조원을 들여 다시 2028년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고리 1호기와 비슷한 1976~1980년 사이 상업운전에 들어간 전 세계 원전 78기 중 안전 점검을 통한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이 미국·프랑스·캐나다 등에 36곳이나 된다. 안전하지 않다면 이들이 이렇게 하겠나. 원전 가동을 연장하지 않는 곳은 탈원전을 선언했다가 최근 원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독일·영국 등 유럽에 22기, 후쿠시마 사태를 겪은 일본에 9기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고리 1호기 영구 정지와 해체 결정 과정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였다. 당시 민주당과 일부 환경 단체가 사용 연장을 강력히 반대하자 정치적 흥정 끝에 한 번 연장을 한 고리 1호기는 중지하고, 함께 안건으로 올라온 월성 1호기는 살리는 식이었다. 고리 1호기는 안전 점검도 하지 않고 산업부의 ‘권고’를 근거로 정지했다.

     

    그때 10년 연장 결정을 받은 월성 1호기는 이후 1조원 가까이 들여 보수까지 마쳤지만 이마저도 문재인 정부가 경제성 조작으로 조기 폐쇄 결정을 내렸고 지금도 중지된 상태다. 지금 미국 등 해외에서는 20년, 40년 연장하는 원전 사례가 부지기수다.

     

    해체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면 해체된 원전 자리에 신형 원전을 짓거나 SMR 등을 짓자는 대안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올해 2기를 포함, 향후 10년 안에 원전 12기의 계속 운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들 원전도 모두 고리 1호기처럼 해체할 건가. 그 막대한 전력을 어디서 충당해 AI 시대를 감당하려는가. 우리가 돈이 많아 우리보다 훨씬 부자 나라들이 80년 이상 쓰는 원전을 40여 년만 쓰고 버리나. 심각히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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