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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입니다 : 바라지 않으면 기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다낙서장 2025. 9. 18. 20:23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올린 성적이나 실적을 다른 사람 들이 높게 평가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 성적이나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들인 노력과 에너지가 크면 클수록 "잘했 어", "훌륭해", "고마워" 같은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일 겁니다.
물론 이런 인간의 욕구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만약 자신이 이룬 것을 과시하지 않고 조용 히 있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정말 멋진 사람이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상사나 윗사람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가장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 윗사람의 무용담이라고 합니다. "나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내가 이런 걸 했지" 하면서 노골적으로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는 경우, 그 걸 듣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사람은 짜증이 날 겁니다.
젊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라는 말은 아니지만, 사실 "내가 이런 것을 했다", "저런 것도 했다" 하며 콧대를 세우는 사람에게서는 불손함이 느껴집니다. 설령 젊은 사람 이 아니더라도 자기 자랑이 늘어지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마련이지요.
선에서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하고,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것을 '자신 의 공적에 대해 집착하는 상태'라고 봅니다.
달마대사의 일화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처음 선불교를 전파한 달마 대사가 양나라 무 제를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양무제가 달마대사에게 물었습니다. "짐은 즉위한 이후 14년 동안 사람들을 제도하고 절을 짓고 경을 쓰고 불상을 조성했는데, 이런 짐에게는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무제는 이 정도로 불교를 깊게 믿고 수호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큰 공덕이 있으리라 자신했던 것입니다. 그의 질문에 달마대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공덕이 없습니다."
콧대를 높이 세우고 자신의 공적을 치하할거라 기대했던 무제는 원하던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사실 양 무제와 달마 대사는 살았던 시대가 달랐기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합니다만, 어쨌든 이 이야기에는 '무공덕(無功德)'이라는 깊은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무공덕'이라는 것은 공덕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덕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추구하지 않는 것, 공덕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곧 공덕'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타인의 평가도 존경도, 감사의 말도,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묵묵히 덕을 쌓으며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 보다 훨씬 기꺼운 마음으로 살수 있지 않을까요?
바람을 가지고 있다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게 되거나 얻지 못하게 되면 마음이 괴로워집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으면 얻지 못했을 때의 괴로움도 존재하지 않게 되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해서 여러분이 아무리 애를 써도 위로나 감사의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일에 일일이 휘둘려서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아쉬워하면 마음만 어지러워질 뿐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감정이 흔들리지 않고 항상 태연자약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바라지 않는 편이 좋은 것입니다. 저는 이를 '무의 공덕'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도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없다고 말한 다면 그게 거짓말이죠.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저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위 사람들 덕분이라고 항상 생각합니다. 저 혼자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도와주신 분들, 뒷받침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제가 대단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무공덕의 경지에 도저히 이르지 못하더라도 주변 사람들 덕분에 지금처럼이라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적어도 공적을 독차지하고 과시하려는 불손 한사람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2025년 9월 18일 일본 후지와라 도엔의 ‘버려야 채워진다.’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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