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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밀알로 살다종교문화 2025. 10. 11. 15:19
— 용인 복음 농민 전수학교와 강태국 목사님 이야기 —
아침 햇살이 고요히 스며드는 시간,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곳, 바로 용인 복음 농민 전수학교입니다. 어려운 시골 시절, 초등학교를 마치고 갈 길이 막막했던 저에게 그곳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준 은혜의 배움터였습니다.
복음으로 세워진 학교 용인 복음 농민 전수학교는 단순한 농업기술학교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복음을 통한 농촌 부흥과 인간 교육을 목표로 세워졌습니다.
이 학교를 세우신 분은 바로 지금의 서울성서대학 창립자이신 강태국 목사님(박사)이셨습니다. 강 목사님은 신앙과 농업, 교육을 함께 아우르며 농촌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분은 농촌의 가난과 절망 속에서도 복음이 삶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믿으셨습니다.
“일립(一粒)” — 한 알의 밀알의 철학
강태국 목사님의 호는 ‘일립(一粒)’, 즉 ‘한 알의 밀알’이라는 뜻입니다. 그 호에는 목사님의 인생 철학이 담겨 있었습니다.
성경 요한복음 12장 24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새 생명을 주신 사랑의 원리를 이 말씀에 담으셨습니다. 강태국 목사님은 그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셨습니다. 자신을 희생해 더 큰 생명을 일으키는 밀알의 삶, 그것이 바로 그의 신앙이자 사명이었습니다.
농촌 부흥을 향한 헌신
강 목사님은 단순히 말씀으로만 복음을 전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농촌의 현실 속으로 직접 들어가 농민들과 함께 땀 흘리며 복음을 실천하셨습니다. 당시 그는 양돈 종자(돼지 품종)를 직접 들여와 농민들에게 보급하며 가난한 농가의 자립을 도왔습니다.
그분의 선교는 설교보다 삶의 나눔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어린 마음에 노동이 힘들다며 불평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속에서 저는 노동의 가치와 감사의 마음을 배웠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저를 만든 보이지 않는 밑거름이었습니다.
배움과 감사의 기억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후, 감사한 마음으로 옛 교장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분은 제 손을 꼭 잡으시며 “찾아주어서 고맙네. 내가 자네를 위해 기도하겠네.” 하시며 손 편지를 건네주셨습니다. 그 글씨 하나하나에 담긴 따뜻한 사랑과 진심은 지금도 제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분의 기도의 밀알은 지금도 제 인생 어딘가에서 열매 맺고 있는 듯합니다.
이어지는 밀알의 정신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가 다닐때 교장선생님 뒤를 이어 학교 교장으로 오신 분은 바로 유태영 박사님이었습니다.
그분은 새마을 운동의 선구자로 알려진 인물로, 한국 농촌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기신 분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다녔던 그 작은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살아 숨 쉬던 ‘밀알의 현장’이었다는 것을.
한 알의 밀알로 산다는 것
이제 세월이 흘러 어느덧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지만 저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지금 한 알의 밀알로 살고 있는가?” 젊은 시절처럼 큰일을 할 힘은 없지만, 이제는 작은 일에 감사하며 하루를 밀알처럼 살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작은 선행에도 기뻐하며,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밀알의 삶이라 믿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 모두 한알의 밀알로 살면 어떨가 싶습니다. 그리고 강태국 목사님. 그분의 호 ‘일립(一粒)’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신앙과 헌신의 선언이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자.” 그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작은 밀알이 되어 세상에 사랑과 희망의 열매를 맺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실 삶이 아닐까요?
2025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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