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8학년을 살아오면서 되돌아보니 그저 굽이굽이마다 '감사'라는 이름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오늘 문득 컴퓨터 앞에 앉아 "후회 없는 오늘 하루를 살고 싶다"고 나지막이 읊조렸더니,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것부터 감사하며 살라"는 울림이 들려왔습니다.
나를 키운 것은 기적 같은 '감사'였습니다. 돌아보면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졸업 자격조차 막막했던 제게 시험을 볼 수 있는 길이 열리고, 고등학교 3년 내내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던 시절은 제 인생의 커다란 기적이자 축복이었습니다.
사회 첫발을 내딛던 때도 떠오릅니다.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 든 책이 시험 문제로 나올 것만 같아 밤새 공부했던 기억, 그리고 실제로 그것이 합격의 밑거름이 되어 대기업 회사에서 평생을 일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잊을 수 없는 감사의 조건입니다.
이 넘치는 은혜를 조금이라도 사회에 되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2002년 KOICA 최고령 봉사자로 나섰을 때나, 청계천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활동하던 시절엔 가끔 몸이 고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힘든 마음보다 감사한 마음이 더 컸기에 그 시간들은 늘 즐거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2018년, 활동하던 봉사 제도가 사라지며 몸으로 하는 봉사는 멈추게 되었지만, 저는 그 마음을 '기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액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비록 작은 금액일지라도 그 횟수를 거듭하며 정성을 다하는 것이 봉사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성경에는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이 곧 예수님께 드리는 마음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마태복은 25장 40절) 늘 그 말씀대로 살고자 다짐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잠시 잊고 살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오늘 다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봉사란 거창한 희생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따뜻한 사랑과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비록 마음뿐이라 할지라도 그 선한 의지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실천한다면, 그것이 바로 제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길이 아닐까요.
오늘 하루도 작은 것에 감사하며, 제가 받은 사랑의 일부를 묵묵히 흘려보내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2026년 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