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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판대 위에서 본 소망: 배려와 사랑의 세상을 꿈꾸며
    낙서장 2026. 4. 25. 10:18

    어제는 초등학교 시절의 코흘리개 친구를 만나러 고향 용인을 찾았습니다. 야산 자락에 아담한 농장을 일구고 유실수를 가꾸며 사는 친구의 모습은 자연을 닮아 참으로 넉넉해 보였습니다. 과거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며 합리적이고 확고한 법치 관념을 쌓았던 친구이기에, 우리는 언제나 마음속 깊은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나누곤 합니다.

     

    친구의 권유로 그의 동생이 운영하는 사찰에 발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인인 제게 사찰 방문이 처음엔 달갑지 않은 일이었지만, 오랜 우정을 생각하며 기꺼이 동행했습니다. 친구가 정성껏 시주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조용히 사찰을 나왔습니다.

     

    길을 나서며 친구에게 슬며시 마음을 전했습니다. “내가 아까 그곳에서 결례를 한 것 같아 마음이 쓰이네. 여기 작은 정성이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내 대신 내 마음을 좀 전해주게.” 비록 신앙은 다르지만, 서로의 신념을 존중하면서도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우리가 수십 년간 이어온 우정의 깊이이자 방식이었습니다.

     

    그날 밤, 참으로 기묘하고도 강렬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주위를 돌아보니 하늘나라 심판대 앞이었습니다. 제 목에는 사형 밧줄이 걸려 있었고, 순간 평소 가슴 깊이 존경하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사형대 모습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이제 삶의 마지막이구나생각하며 카운트다운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무거운 정적 속에서 문득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깜짝 놀라 일어나 식은땀을 닦으며 지난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국가로부터 참으로 과분한 혜택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이 고마운 나라,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슴 뜨겁게 차올랐습니다. 나라를 위하는 길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정신적·문화적 가치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숨 쉬는 사회를 간절히 꿈꾸고 기도합니다.

     

    문득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제가 다녔던 시골 학교(용인 복음농민학교)의 교장선생님이었던  유태영 박사님이 떠올랐습니다. 그학교는 비록 문교부 인가를 받지 못한 작은 학교였지만, 저에게는 중학교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배운 설립 철학을 어렴풋이 기억하기에 박사님의 신념을 존중해 왔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그분의 말씀을 되새기며, 저 역시 그 믿음을 닮고 싶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이 세상이 아름다워졌다.”

     

    훗날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남은 생애 제가 걸어가야 할 길임을 꿈속의 심판대가 일깨워준 듯합니다. 비록 종교가 다르고 살아온 궤적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우리 마음속에 사랑배려라는 씨앗 하나씩만 품고 산다면 대한민국은 분명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이를 위해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2026년 4월 25일 

     

    추신:  이 글은 어제 용인에서 만난 오랜 친구와의 에피소드와 밤사이 꾼 특별한 꿈을 통해 느낀 소회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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