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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배" 주장 노동장관, 세계 '반도체 경쟁' 생각이나 해봤나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6. 5. 28. 09:1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R.EN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생산성 향상 지원단 발대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 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 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통적 문법을 뛰어넘어 발생한 초과 이익에 대해 세금, 판매·관리비, 재무적 비용 등을 빼고 어떻게 배부할 것인가의 문제”라고도 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얼마 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기업 이윤 ‘국민 배당금’ 발언과 비슷하게 들린다. 김 실장 배당금 주장에 야당이 “반기업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김 실장 말은 초과 세수를 배당하겠다는 뜻”이라며 음해성 가짜 뉴스라고 했다. 그런데 노동 장관이 ‘초과 세수’가 아닌 ‘초과 이익’이라며 또 비슷한 발언을 하고 긴급토론회까지 열겠다고 한다.

     

    김 장관은 또 “초과이익을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갈 것이냐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원,하청 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모색해보자는 전제를 달았지만 반도체 기업의 이익을 하청 업체들에게도 나눠주자는 것이다. 원청 기업과 하청 기업은 납품 계약을 맺고 있다. 그 계약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익이 났다고 나중에 돈을 더 주라는 것은 법도 아니고 논리도 아니다. ‘초과 이윤’이라는 개념 자체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초과 이윤인가.

     

    김 장관은 아무리 노동 장관이라지만 지금 세계 반도체 업계가 얼마나 치열한 경쟁 상황에 있는 지 조금이라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국가적으로 반도체 기업을 키우고 있고 중국은 우리 턱밑까지 쫒아왔다. 지금 메모리 반도체의 일시적 공급 부족으로 우리가 호황을 누리지만 한 순간에 끝날 수 있다.

     

    기업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아 세금을 내고 고용을 하면 사회적으로 최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전부 기업 자체가 결정할 문제다. 미국 빅테크 메타는 지난해 832억달러(약 12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이달에만 직원의 10%를 내보냈고, 인텔도 최근 인력 상당수를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왜 그러겠나. 그렇게 해야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고위공직자부터 기업의 생존 경쟁은 안중에도 없고 나눠 먹을 생각만 한다. 지금 조선·통신·플랫폼 등의 대기업 노조들도 ‘이익 N% 일괄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자칫 우리 산업 생태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관까지 그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

    2026년 5월 28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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