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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으로 전기 끊길까 기업이 자체 발전소 짓는 나라스크랩된 좋은글들 2019. 3. 6. 07:51
탈원전으로 전기 끊길까 기업이 자체 발전소 짓는 나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두 공장에 LNG 발전소를 1기씩 짓기로 했다. 한국만큼 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온 나라가 없었다. 그런 나라에서 기업이 자체 대형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는 것은 국가 시스템에 심각한 이상이 온 것이다. SK 측이 직접적 표현은 안 했지만 사실은 탈원전 여파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이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에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 공장은 잠시라도 전기가 끊기면 클린룸의 청정 진공 상태가 망가져 불량품이 대량 발생한다. 12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로 짓고 이천·청주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SK하이닉스 처지에선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보다 반도체 생산량이 두 배 더 많은 삼성전자는 더할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자체 발전소를 짓고 싶은 생각이 크겠지만 탈원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으로 비칠까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은 작년에 잠시 정전사고가 났는데도 500억원 손실이 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양질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가 된다. 게다가 우리는 미국·유럽처럼 비상시 인근 국가에서 전기를 공급받을 비상 안전망이 없다. 현재 원전 이상의 안정적 전력 공급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이 원전 재가동에 나서고, 대만이 탈원전 정책을 포기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원전 산업을 망가뜨릴 일만 하고 있다.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는 대통령의 정치적 오기일 뿐이다.
< 2019년 3월6일자 조선일보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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