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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의 예(禮)·의(義)·염(廉)·치(恥)스크랩된 좋은글들 2020. 2. 11. 08:33
문 정권의 예(禮)·의(義)·염(廉)·치(恥)
절도를 넘고 안하무인이며 잘못을 은폐해 악행에 이르는 예의염치 없어 벌어진 역대 대통령의 흥망성쇠. 지금 나라는 어디쯤 매달려 있는가
문재인의 '대통령 시절'은 이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집권한 지 불과 3년 만에 정치적 동력(動力)이 떨어진 것이다. 그 시발은 검찰이 열었다. 아니, 권력에 취한 청와대가 스스로 열었다. 검찰은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조국 사건에 이어 마침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청와대 13명을 기소하면서 '대통령'을 거론했다. "대통령이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공무원은 다른 공무원보다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는 공소는 문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의 정점(頂點)으로 지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문 대통령 탄핵의 문(門)이 열린 셈이다.
문 정권 퇴조의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권이 지리멸렬해지자 야권은 단합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박근혜 탄핵' 주동인 유승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명령'에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야권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되면 야권의 단일화는 급물살을 탈 것이다. 거기에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는 좋은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다. 야권이 뭉치면 문 정권은 사실상 끝이다.
문 대통령이 그렇게도 기대했던 북한과의 친교(親交)는 이제 더 이상 가망이 없어 보인다.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승세는 문 대통령이 총력을 기울이다시피 한 대북 제재 완화의 가능성을 더욱 좁히고 있고, 그것을 풀어주지 못하는 문 대통령은 북한에 있어 그저 효용가치 없는 '삶은 소대가리'일 뿐이다.
경제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 때마침 번지고 있는 우한 폐렴 사태는 전 세계의 경제를 가동 중단시키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설상가상의 위기로 진입하고 있다. 그 와중에 그나마 기대했던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마저 우한 폐렴 사태로 총선 뒤로 미루어졌다. 시진핑의 방한을 북한에 대한, 미국에 대한 지렛대로 삼으며 외교적 활로를 열어보려고 했던 문 대통령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되는 일이 없는' 저간의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검찰의 기소와 전염병 사태는 문 정부의 활력을 빼앗아 갈 뿐 아니라 대통령의 존재감마저 희석시키고 있다. 부산 '일자리 행사'에 참석해 마스크를 쓴 채 관계자들과 나란히 앉아있는 문 대통령에게서 초라함마저 느껴졌다. 요즘 그에게서 웃음이 안 보인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검찰의 손가락이 자신을 지목하고 있는데, 세상의 의혹이 온통 그에게 쏠리고 있는데도 그는 한마디 말이 없다. 그가 흔히 썼던 '가짜 뉴스 엄벌' 같은 호통도, '검찰 개혁' 같은 도피처도 더 이상 효력이 없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이었던 관중(管仲)은 나라의 근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라에는 예(禮), 의(義), 염(廉), 치(恥)의 네 줄기가 있어 나라를 받들고 있다. '예'란 절도(節度)를 지키는 것이며 '의'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것이며 '염'이란 자기 잘못을 감싸거나 숨기지 않는 것이며 '치'는 악행(惡行)에 동참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중 한 줄기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줄기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롭게 되며, 세 줄기가 끊어지면 나라가 엎어지고, 네 줄기가 다 끊어지면 나라가 망한다."
나라에 예의와 염치가 없으면 나라가 아니고 지도자에게 예의염치가 없으면 지도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흥망성쇠를 돌이켜 보면 '예의와 염치' 없음과 직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선거로 절도를 넘고(예) '자기 아니면 안 된다'로 안하무인이고(의), 자기 잘못을 은폐하거나 비호하고(염), 그렇게 함으로써 악행에 이르는 결과(치)를 낳은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어떤가? 문 대통령의 예의염치 상태는 어떤가? 자기들 실수나 잘못은 손톱만큼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에 관한 비판에는 발끈하며 '내로남불'을 일상화하는 이 '철 지난 운동권 세력'에 대해 국민들은 신뢰를 거둬가고 있고 나라의 진로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구체적 징후들이 이제 하나 씩 둘씩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관중의 관찰법으로 보면 문 대통령 치하(治下)에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예·의·염·치 네 줄기 가운데 지금 몇 줄기가 남아있을까? 나라가 기울어진 것만은 분명하고, 나라가 위태롭게 가고 있는 것도 불안하다. 이미 두 줄기는 끊겼고 또 한 줄기에 멍이 들고 있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지금 경고음이 크게 울려야 한다.
2020년 2월11일 조선일보 김대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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