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월북 공작’으로 규정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진상 규명을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신(新)색깔론’이라며 “당시 월북 판단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자진 월북’ 사건으로 판단 및 발표하는 과정에서 전(前) 정부 청와대의 개입 여부를 놓고 신구 권력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피살 공무원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 사진을 올리며 문재인 정권의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비교해 “(문 전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고 외치고 또 외쳤으면서, 왜 목숨의 무게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달라졌냐”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의 반박도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진상 규명보다 민생이 중요하다”고 역공한 것에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월북몰이 한 것도 민주당이고, 민생을 망친 것도 민주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월북 의도가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고 반박한 민주당 윤건영 의원에게는 “중세 마녀사냥 때나 즐겨 쓰는 반지성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차단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이관된 사건 자료에 대한 국민의힘의 열람 요구에 “이 정보를 공개하면 어느 첩보기관이 어떤 루트로 감청해서 어떤 정보를 빼내는지 북한이 알게 돼 첩보 시스템이 무력화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략적인 문제에만 몰두하면 진짜 경제위기가 온다”며 “제가 합리적이고 온건한 사람인 것 잘 알지 않느냐. 그렇지만 건드리면 가만히 안 있는다”고 ‘강 대 강’ 대응을 예고했다.
여야 간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우 위원장이 “첩보 내용은 당시 국회 국방위나 정보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같이 열람했고, 지금 여당 의원들도 다 보고 ‘월북이네’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이 설명하는 보고를 들었을 뿐 직접 (자료를) 확인한 사실이 없다”면서 ‘거짓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되기 때문에 이제 대통령실은 손을 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는 방법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거나 서울고등법원장의 압수수색 영장뿐이니 우선 국회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2년 6월 20일 동아일보에서 카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