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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정기선 부회장: 美기업 대표에게 준 '거북선'…할아버지 정주영 뜻 이어받았나
    스크랩된 좋은글들 2025. 3. 12. 04:01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6일(현지시각) 미국의 방산 및 인공지능(AI) 전문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알렉스 카프 대표와 만나 ‘AI 조선소 프로젝트’에 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가 건넨 선물을 들고 사진 찍었다.
    현대중공업 설립 현장을 지휘하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조선일보DB
     

    통상 글로벌 CEO들이 공식적으로 주고받는 선물은 몇 주 전부터 고민해 결정된다. 어떤 선물을 택하느냐에 따라 말이나 글보다 훨씬 강력하고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카프 대표에게 거북선 모형을 선물했다. 거북선은 한국 조선업의 태동과 저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뒷면에 거북선이 그려져 있던 1966년 발행된 500원권 지폐. /아산정주영기념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거북선으로 영국인 회장을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1960년대 말 정 명예회장은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막대한 자금을 융통할 수 없던 처지였다. 1971년 정 명예회장은 돈을 빌려줄 은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영국의 선박 컨설턴트 회사 애플도어의 찰스 롱보텀 회장을 만나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짜리 당시 지폐를 내밀었다. “우리는 이미 1500년대에 철갑선을 만든 민족”이라며 조선소 성공에 대한 믿음을 심어줬고, 결국 추천서를 받아냈다. 이를 통해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으로부터 4300만 달러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6일(현지시각)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방산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의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나 서로가 준 선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HD현대
     

    그렇게 시작된 조선소가 지금의 HD현대다. 정 수석부회장의 거북선 선물은 할아버지 정 명예회장이 포부를 안고 영국에 찾아갔던 것처럼 미국 팔란티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프 대표는 정 수석부회장에게 본인의 저서 ‘기술공화국’을 선물했다. AI 기술과 데이터가 국가 안보, 글로벌 정세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분석한 글이다. 카프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AI를 기반으로 한 군사 역량이 국가 안보 전략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저서에서 역설한다.

    실제로 팔란티어의 기술이 전쟁에서 맹활약한 사례가 있다. 팔란티어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비행하면서 탐지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활용한 전술적 제안을 해 수백㎞ 떨어진 러시아 무기 시설을 파괴할 수 있게 도왔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의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와 이야기 나누고 있다. /HD현대
     

    HD현대와 팔란티어는 2021년부터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첨단 조선소를 말한다.

     

    HD현대는 2030년 FOS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인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이 완성되면 선박 건조 현장의 생산성이 30% 향상되고, 건조 기간도 30% 단축돼 조선소의 건조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두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2025년 3월 12일 조선일보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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