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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걷다 보면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이 눈에 밟힙니다. 가을의 마지막 흔적처럼, 어느 길모퉁이엔 수북이 내려앉아 있고, 그 낙엽을 묵묵히 쓸어내는 미화원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면 마음 짠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누군가의 손길 덕분에 우리가 깨끗한 길을 걷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그 낙엽조차도 한때는 푸르름으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한여름 햇볕을 가려 주던 나뭇잎이었습니다.
칭송을 받던 존재도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떨어져 누군가의 손길로 치워져야 하는 ‘인생의 자리’를 맞이하게 되지요.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자기 대로’로만 판단합니다. 자기 입장에서 보고, 자기감정으로 평가하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여기는 버릇이 얼마나 깊은지 낙엽이 쌓이듯 삶 속에 고착되어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삶을 먼저 돌보아야 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때로는 자신의 이해득실, 당의 이익과 세력 싸움에만 몰두합니다. 비판을 피하려고 남 탓을 하고, 득표에 유리한 말만 쏟아내며 ‘나라’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합니다.
종교의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개신교도, 천주교도,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교리만을 강조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사람’은 뒤로 밀리고 다름을 이해하기보다 내가 속한 집단의 정당성만 내세우기 쉽습니다.
민초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남을 이해하기보다는 내 감정, 내 기준, 내 상황을 먼저 들이밀어 판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도자라면, 남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옛말에 견리사의(見利思義), “이익을 보거든 의를 먼저 생각하라” 했습니다. 또 견위수명(見危授命), “위험을 보면 목숨을 내놓아라”는 책임의 말도 있습니다. 이 두 문장은 지도자를 위한 윤리이지만, 사실은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겨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 내 이익보다 공동체의 가치를, 내 감정보다 상대의 처지를, 내 주장보다 모두의 행복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
낙엽을 쓸어내는 미화원의 손길에서도 우리는 그런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생하며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합니다.
낙엽은 떨어졌다고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때가 지나 현재의 역할을 바꾸어 조용히 내려놓고, 걸음의 처지로 탈바꿈합니다. 인간들이 무시하긴 하지만~~ 자연의 이치입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조용히, 성실히, 그리고 겸손히 다른 이들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 흩날리는 낙엽 사이로 우리는 오늘도 삶의 교훈을 봅니다. 서로 서로 사랑하며 배려하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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