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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강원은 되고 부산은 안 되고, 특별법도 선거용인가스크랩된 좋은글들 2026. 4. 2. 05:42김도읍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이 1일 국회에서 부산특별법 신속처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
스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에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부산을 산업 특구로 지정해 지원하는 내용의 부산특별법은 여야 합의로 추진됐고,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다 민주당이 갑자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 통과를 미뤘는데, 이 대통령이 자신이 막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의원 입법이 포퓰리즘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이 법이 국가 재정에 부담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에만 그렇게 특별법을 만들면 대전이나 광주 등 다른 곳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이 대통령의 말은 일리 있는 부분도 있다. 특정 지역만 지원해 주면 다른 지역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부산특별법을 “후닥닥 만든 법”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부산특별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법안이 아니다. 2년 전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지만, 쇠퇴하고 있다. 400만에 가까웠던 인구는 320만명으로 줄었다. 지역 총생산은 이미 인천에 따라잡혔고, 인구도 조만간 역전될 전망이다. 지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산특별법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사전 협의를 거쳤고, 정부도 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입법 공청회도 열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일이 되게끔 적극 검토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특정 지역을 지원하는 특별법이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전북과 강원도를 지원하는 특별법이 이미 시행 중이고 최근 개정안까지 국회를 통과했다. 부산특별법과 전북·강원 특별법은 그 내용도 유사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부산특별법만 가로막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문제가 되자 부산특별법 공동 발의자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제가 나서서 당정청 사이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 민주당 유력 후보다. 전 의원이 나서서 문제가 해결되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전 의원은 지금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힘 후보를 앞선다. 전 의원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런 의도가 아니라면 이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추진되던 부산특별법에 왜 제동을 걸었는지, 왜 전북 강원은 되고 부산은 안되는지 설명을 해야 한다.
2026년 4월 2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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