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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과 필연 사이, 그 묘한 인연이 주는 행복
    낙서장 2026. 4. 15. 21:18

    어제 우편함에 반가운 소식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작년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마음을 보태고자 드렸던 작은 성금이 인연이 되었는지 올해의 봄 소식지가 배달된 것입니다. 겨자씨만큼 작은 정성이었으나, 이렇게 다시 활자가 되어 돌아오니 마치 잊고 지낸 오랜 친구의 안부를 듣는 듯 마음이 설렙니다.

     

    사실 박정희 대통령 내외분관련 인연을 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저는 신당동 박정희 가옥에서 안내 도우미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그곳을 찾는 분들에게 우리 현대사의 굵직한 발자취를 제대로 전하고 싶어, 두 분에 관한 책을 탐독하며 공부에 매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가 공부하며 마음 깊이 새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국강병의 설계자였습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절대 빈곤에서 국민을 건져 올린 구원의 손길이었습니다. 반면 육영수 여사는 낮은 곳으로 향하는 자애로운 어머니였습니다. 한센병 환자들의 손을 거침없이 맞잡고 소외된 이웃을 보듬던 그 온기는 권위적일 수 있었던 시대의 공기를 따스하게 녹여주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집의 기둥과 지붕을 세운 아버지였다면, 육영수 여사는 그 집 안을 온기로 채운 어머니였다."

     

    이 문장은 제가 해설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슴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두 분에 대한 헌사입니다. 그런데 최근 저는 이 인연 속에서 단순한 존경심을 넘어선, 어떤 신비롭고도 필연적인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깊은 행복에 젖어들곤 합니다. 바로 '날짜'에 담긴 오묘한 일치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신일은 1114일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제가 가정을 꾸린  결혼기념일이자, 먼 타국으로 떠났던 해외 자원봉사 파견일이기도 합니다. 제 인생의 가장 큰 희망과 도전이 시작된 날이 대통령의 탄생일과 겹쳐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육영수 여사의 탄신일인 1129일 또한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했던 날이며숫자 '1129'는  6.25 전쟁의 시작부터 정전협정까지(1950년 6월 25일~1953년 7월 27일) 이어진 전쟁의 총 일수와 일치합니다.  공교롭게 625는 저의 군대 전역일(66년 6월 25일) 이기도 하고 ,   1129일은 제가 손기정 평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2009년 11월 29일)  60대 연령별 32km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던 환희의 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를 단순한 우연이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에서 되돌아보니, 이 겹쳐진 날짜들은 저에게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제가 평생을 지켜온 감사, 배려, 도전이라는 삶의 화두가 국가의 역사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이자, 제가 걸어온 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신비로운 격려처럼 느껴집니다.

     

    어제 배달된 소식지 한 장이 일깨워준 이 행복한 인연에 다시금 감사를 느낍니다. 우연이 쌓여 필연이 되고, 그 필연이 인생의 의미를 더해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도 저는 이 기분 좋은 인연의 끈을 부여잡고,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봅니다

     

    2026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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