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보시
    낙서장 2018. 12. 31. 06:35


    오늘은 2018년 한해가 가는 12월 31일입니다. 한해를 돌아보면 많은 아쉼이 있지만 더불어사는 세상에 부족한 자신을 반성하는 의미로 서점에서 읽었던 법률스님의 대가없는 보시란 글을 올려놓습니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보시

    흔히 좋은 일 많이 해서 복을 쌓으면 나중에 복을 받거나 좋은 세상에 태어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선한 행동을 해도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집니다.

     

    사림이란 누구나 자기가 베푸는 선한 행위를 다른 사림이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베푼 행위에 대해 오는 것이 없으면 누구나 기대가 어그러지는 배신감을 느낍니다.

     

    가정에서도 엄마가 자녀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자식이 커서 엄마의 그 고생을 몰리준다고 서운해하는 일이 많습니다.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어.’ 하면서 우울한 시간을 보내기도합니다.

     

    또 사회에서 헌선적으로 봉사한 사람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애썼는데, 그 가치를 몰라준다고 괴로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봉사를 하고, 보시를 하고,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남을 위해 일하면서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않은 경우를 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신을 던져서 남을 위한 삶을 살았는데 정작 사람들과 세상은 지신을 알아주지 않아 일종에 서운함 같은것을느끼기 때문이에요.

     

    이때 필요한 것은 님에게 베풀면서도 베푼디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겁니다. 불경에 보면 “보살은 일체 중생을 구제하되, 중생을 구제한다는 생각이 없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보살이 중생을 구한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괴로움이 생기고 괴로움이 생긴다면 보살이라 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보살은 지은 인연의 공덕으로 보면 마땅히 천상에서 태어날 수 있지만, 지옥에 있는 중생들이 괴로워하니까 그들을 돕기 위해 지옥셰 가겠다는 원을 세운 존재입니다. 보살은 인생의 주체가 자신이고, 중생은 자신이 지은 업에 끌려다니는 존재라고 할수있습니다.

     

    중생은 왜 자기 업에 끌려다닐까요? 중생은 베푼것도 없이 받기만 바라고, 남을 이해하지 않고 이해 받기만을 바랍니다. 그렇게 늘 대상에 매여 있기 때문에 주인으로 살치 못하고 노예로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보살은 바라는 바 없이 남을 돕기 때문에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상관이 없어요. 그렇듯 지유롭기 때문에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고전에 ‘흥부와 놀부’ 이야기가 있습니다. 흥부와 놀부는 각기 제비 다리를 고쳐주었지만 그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흥부는 복을 받으려는 생각 없이 그저 제비가 불쌍해서 도외주고 복을 받았고, 놀부는 복을 받기 위해서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치료해 주었다가 도리어 화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았을 때는 그 대가가 오면 기쁜 것이고, 대가가 오지 않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가를 바랐을 때는 실망과 원망의 씨앗이 남는다는 겁니다.

     

    우리가 대기를 기대하지 않는 보살의 마음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마음을 살펴서 기대하고 바라는 바가 없는지를 보고, 그때 그때 마음을 비워내서, 주는 것 자체로 행복해질 때 진정한 보시가 됩니다. 그럴 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자유로워지고, 비로소 진정한 복으로 돌아옵니다.

     

                                      2018년 12월 31일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초하루  (0) 2019.01.02
    2018년 송구영신  (0) 2019.01.02
    횡설수설: 한해를 보내며   (0) 2018.12.28
    다시 음미해보는 내삶  (0) 2018.12.25
    송년회겸 친구들과 함께한 부산 나들이   (0) 2018.12.2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