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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힘 – 하나님의 손길이 내 삶에 머물다낙서장 2025. 10. 24. 03:33
살다 보면, 세상에는 인간의 지식과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 과학으로도, 이성으로도 풀리지 않는 어떤 순간들. 우리는 그것을 ‘기적(奇蹟)’이라고 부른다.
기적이란, 대개 먼 이야기로 들려온다. 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예수님께서 단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수천 명을 먹이신 이야기처럼, 성경 속의 기적들은 믿음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기적은 결코 옛이야기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조용히 기적을 베푸신다. 나는 그 사실을 내 삶을 통해 깊이 체험했다.
첫 번째 기적 – 길이 열리다
어려웠던 시골 시절, 고등학교 진학은 내겐 사치였다. 등록금은커녕 중학교 졸업장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전액 장학금을 주는 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입학 응시 자격은 ‘졸업장 소지자’였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시험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에서 우연히 본 신문 한 귀퉁이. ‘한 중학교, 입시원서 접수 마감됐지만 학생 한 명도 없어.’ 그 기사를 보는 순간, 나는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저 학교가 내 길일지도 몰라.” 동행했던 형님이 그 학교로 가서 사정을 이야기했고, 놀랍게도 학교는 졸업장을 만들어 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 그리고 장학금으로 3년을 다니며 졸업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때의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뀐 순간. 그것이야말로 내 인생의 첫 번째 기적이었다.
두 번째 기적 – 낯선 땅에서의 약속없이 만남
시간이 흘러, 봉사에 감사함을 느끼며 청량리 ‘밥퍼목사님’ 사역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인연으로 미국 병원 자원봉사 견학 기회를 얻었는데, 그곳에는 오래전 못 본 처제가 살고 있었다. 짧은 일정 속에서도 꼭 만나고 싶어, 목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택시를 타고 처제의 근무 주소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퇴근 시간, 건물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택시는 떠났고, 낯선 거리 한복판에서 막막함이 몰려왔다. 그때 멀리서 한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길이라도 물어보려고 뛰어갔는데 놀랍게도 그 사람이 바로 처제였다. “형부, 여기서 어떻게 오셨어요?”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수천만 명이 사는 땅에서, 아무 약속도 없이 만나게 될 확률. 그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 ‘기적’이었다.
세 번째 기적 – 요단강의 세례
세 번째 기적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다. 2004년, 스리랑카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언젠가 꼭 가보고 싶던 성지순례를 결심했다.
출발을 일주일 앞두고, 일행 중 한 분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일정이 취소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여전히 “가야 한다”는 확신으로 가득했다. 혼자서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출애굽기 코스 성지순례’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그 팀과 합류해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함께 이스라엘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신앙의 초보자였다. 그런데 여행 도중, 일행 중 한 할머니가 “요단강을 꼭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 요청으로 일정에 없던 요단강이 추가되었다.
그곳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 전도사님이 내게 말했다. “형제님, 세례를 받으시죠.” “제가 자격이 있나요? 아직 믿음이 부족한데요.”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기에 온 것 자체가 자격입니다.”
그렇게 갑자기 형성된 ‘세례팀’. 처음 보는 목사님과 함께, 나는 요단강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에 잠기던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이 흘러왔다. 마치 하나님께서 직접 내 어깨를 감싸 안아주시는 듯했다.
그날 목사님은 내 성경책에 이렇게 써주셨다. “축세례, 늘 성령과 기쁨이 충만하길 기도합니다.”
그 문장은 지금도 내 삶의 좌우명처럼 가슴에 새겨져 있다.
기적의 의미, 그리고 나의 소명. 이 세 가지 사건은 내게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기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 그것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신비가 아니라, 감사와 믿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언제든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깨닫는다. 기적을 경험했다면, 이제는 그 기적을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내가 받은 은혜를 세상 속 작은 선함으로, 작은 사랑으로 되갚는 일 그것이 내게 주어진 소명일 것이다.
겨자씨만 한 믿음이라도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꾸신다. 나 또한 그 믿음을 품고,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
기적의 힘을 믿으며, 감사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의 시작이다.
2025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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